<p></p><br /><br />'골든타임', <br> <br>얼마 전 차에 치인 초등학생이 골든 타임을 놓쳐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. <br> <br>그런데, 낡은 구급차가 고장나서 병원 도착이 늦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. <br> <br>급박한 구조 현장에 이런 위험한 노후 차량이 왜 달리고 있는지 다시 간다 우현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지난 4월30일 발생한 교통 사고의 목격자와 영상을 찾는다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. <br> <br>이 사고로 숨진 김진영 군의 가족이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며 만든 겁니다.<br><br>김 군은 자전거를 타고 학원을 가던 길에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SUV와 충돌했습니다. <br> <br>[고 김진영 군 아버지] <br>"학원 버스를 타고 다녔었죠. 그런데 코로나19에 확진된 운전기사가 나오고 나면서부터 자전거 타고 다녔어요. 1~2개월 됐나요?" <br> <br>가족들은 병원 이송이 몇분이라도 빨랐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며, 응급 대응이 늦어졌다고 주장합니다. <br> <br>[고 김진영군 아버지] <br>"(사고 직후) 대부분 사람들이 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죠. (학생이) 얘기도 하고 말도 잘 하고. 그런데 소방차는 여기 구급차는 좀 늦게 왔고…"<br> <br>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봤습니다. <br><br>최초 신고는 오후 3시 52분. <br> <br>구급차는 신고 접수 2분 뒤 119 안전센터를 출발한 것으로 기록돼 있고, 1.5km 떨어진 사고 현장까지 9분이 걸렸습니다. <br> <br>그런데, 김 군을 응급 조치한 뒤, 4.5km 거리의 병원까지는 7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. <br><br>최초 출동 1.5km에 왜 10분 가까이나 걸렸을까, 의문이 제기됩니다. <br> <br>[하백 / 사고 당시 신고자] <br>"구급차가 안 와서 제가 두 번째 (신고) 전화를 했어요." <br> <br>취재진이 사고 시각과 비슷한 시간대, 구급차 출동 경로로 신호를 준수하며 왔을 때 5분 남짓 걸린 것과도 비교됩니다.<br> <br>취재 과정에서, 출동 지연으로 추정 가능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. <br> <br>당시 소방일지입니다.<br> <br>구급 대원의 탑승 과정에서 보조석 문의 잠금장치가 해제되지 않았고, 수동으로 문을 열자 도난방지 경보음이 울렸다는 겁니다. <br> <br>이를 해결하려고 시동을 껐다 켜려고 하자, 이번엔 시동이 수차례 걸리지 않았다고 돼 있습니다. <br><br>사고 현장에서 병원까지 이송 과정에도 비슷한 일은 반복됐습니다. <br> <br>[유희연 / 사고 당시 신고자] <br>"들 것을 빼내기 위해서 뒷 문을 열어야 하는데 뒷 문이 안 열린다는 거죠. 좌우 간에 구급차 시동도 안 걸리는 거예요." <br> <br>지난달 합동점검에서도 명확한 고장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. <br> <br>[서울 성북소방서 관계자] <br>"원인은 전기적 요인인데.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어요. 추정이죠." <br> <br>해당 구급차는 노후차량이기도 했습니다. <br><br>사람의 생명이 달린 119구급차의 경우 출고된지 5년이 지나거나, 주행거리 12만km가 넘으면 폐차해야 하지만, 이 구급차는 <br>기준을 초과하고도 계속 운행중이었습니다. <br><br>[서울 성북소방서 관계자] <br>"(현재도) 운행은 하고 있습니다. 8월에 교체 예정이에요." <br><br>폐차 기준을 넘기고도 운행중인 노후 구급차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. <br><br>[권영세 / 국민의힘 의원] <br>"예산 문제 등으로 구급차나 구급대원 배치 같은 안전 서비스가 소홀해져서는 절대로 안됩니다. 응급환자를 신속히 이송할 수 있는 시스템은 반드시 갖춰져야 합니다." <br><br>구급 인력 배치가 세명 또는 두명 그때그때 다른 점도 지적됩니다. <br><br>[성북소방서 관계자]<br>"(운전을 담당하는) 구급대원 한 분이 건강검진으로 공가를 냈어요." <br> <br>당시 2인1조로 출동했고, 운전대를 잡은 대원이 구급차를 몬 건 지난 3년간 8일에 불과했습니다. <br> <br>[고 김진영 군 아버지] <br>"똑같은 서비스를 못 받는 거죠. 어떤 사람들은 구급대원 세 명이 와서 풀서비스를 받는데 어떤 사람은 2명만 와서… 그 사람 운명인가요?" <br> <br>'다시간다' 우현기입니다. <br> <br>whk@donga.com <br>PD : 윤순용 <br>작가 : 박정민 <br>그래픽 : 여현수 서수민 <br>자료출처 : 권영세 의원실
